10월 22일
아침 일찍 학교에 가니 선생님께서는 수학여행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그(아이들) 중에는 (수학여행을) 못 가는 사람도 있었다. 돈이 없어 못 가는 형편, 그야말로 눈물겨운 생활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돈 한 푼이 없어 수학여행을 못 간다니 그 얼마나 쓰라린 일인가.
10월 25일
일생에 두고 잊을 수 없는 일은 수학여행일 것이다. 수학여행을 못 가는 사람을 구제하기 위하여 집집마다 가서 사정을 하였다. 왜 그렇게 부탁하는 것인가? 그것은 우리 반의 기분이며 다 같이 가서 즐기기 위해서이다.
10월 26일
오늘도 나는 동무들과 함께 수학여행을 못 가는 집에 갔다. 어떤 집에서는 고구마를 주면서 친절하게 대하여 주었다. 이런 방랑 생활을 하니까 사람의 마음씨를 알 수 있었다. 여러 동네를 다니니까 다리도 아프고 피곤하였다.
10월 27일
수학여행 때 입을 옷을 찾았다. 처음으로 새 옷을 입으니 정말 기뻤다. 이 옷은 삼촌이 해 주신 옷이다. 사람은 혼자서만 살 수 없다. 옷은 양복사가 만들어 주고 식량은 농부들이 만드는 것이다.
10월 28일
나는 어서 내일이 왔으면 하였다. 내일 떠난다는 것이 어떻게 기쁘던지 뛰고 싶었다. 하룻밤만 자면 기차를 타고 고향을 떠나 낯모를 해변가에 당도하게 되는 것이다.